중국 음식은 왜 맛있을까
개인적으로 중국음식이 왜 맛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사천요리부터 얘기하고 싶음. 특히 한국식으로 현지화된 중식 말고 본토식 사천요리를 먹어보면 중국음식이 맛있는 이유가 좀 이해되는 것 같음. 처음에는 그냥 맵고 기름져서 맛있는 건가 싶었는데, 계속 먹다 보니까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 사천요리의 제일 재미있는 점은 맛이 한 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는 거임. 고추의 매운맛이 있고 화자오의 얼얼한 맛이 있는데, 여기에 두반장이나 간장 같은 짠맛과 감칠맛, 식초의 산미, 설탕의 단맛, 파·마늘·생강 같은 향이 계속 겹쳐짐. 특히 화자오랑 건고추를 기름에 볶으면서 향을 뽑아내는 요리를 먹으면 음식에서 그냥 '매운맛'이 나는 게 아니라 향 자체가 확 올라옴. 먹으면서 입안에서 맛이 계속 바뀌는 느낌이 있음. 그리고 중국요리는 불을 진짜 잘 쓰는 것 같음. 센 불에서 재료를 짧은 시간에 볶아내니까 겉에는 볶은 향이 생기고 안쪽에는 재료의 식감이 남아 있음. 여기에 기름이 향신료의 향을 음식 전체에 퍼뜨려주니까 한입 먹었을 때 맛과 향이 굉장히 진함. 마파두부 같은 것도 그냥 두부에 매운 양념을 끼얹은 음식이 아니라, 부드러운 두부와 강한 양념의 대비가 확실해서 계속 먹게 됨. 사실 나는 중국음식의 이런 '과감함'이 좋은 것 같음. 한국음식도 마늘, 파, 고추, 간장 같은 향이 강한 재료를 많이 쓰지만 중국음식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기름, 불, 향신료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함. 그렇다고 재료 맛을 무조건 덮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담백한 재료에 강한 양념을 붙이거나 바삭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붙이는 식으로 서로 다른 요소를 부딪치게 만듦. 특히 사천요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중국음식 전체를 보는 시선도 좀 달라진 것 같음. 예전에는 중국음식 하면 짜장면이나 짬뽕, 탕수육 정도를 먼저 생각했는데, 본토 음식을 찾아 먹어보니까 지역마다 맛의 방향 자체가 완전히 다르더라. 그중에서도 사천요리는 매운맛 하나만 강한 게 아니라 얼얼함, 향, 감칠맛, 산미, 불향이 한꺼번에 들어오니까 먹을 때마다 자극이 새로움. 결국 중국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그냥 기름지고 자극적이어서가 아닌 것 같음. 여러 가지 맛과 향, 식감을 일부러 강하게 부딪치게 만들면서도 그걸 하나의 음식으로 묶어내는 게 중국요리의 매력인 듯함. 특히 사천요리는 그 특징이 제일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장르고, 그래서 한번 제대로 맛을 들이면 은근히 다른 음식으로는 대체가 안 되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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