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했더니 팀원이 자꾸 실종됨
복학 후 첫 학기였음.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왔겠다 이번 학기는 열심히 해보자 싶었고, 마침 교수님도 실무 쪽에서 유명한 분이라 수업도 꽤 기대하고 있었음. 그런데 첫 수업부터 교수님이 말씀하심. “팀은 알아서 짜세요.” 문제는 복학하고 나니까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 그래도 다행히 아는 사람 한 명은 있어서 같이 팀을 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남는 사람들끼리 어떻게든 모아서 6명 팀을 만들었음. 자 이제 열심히 해보자. 그리고 다음 수업. 2명 실종. 교수님이 나한테 물어봄. “얘네 왜 안 나왔어?” “저도 안 친한데요?” 교수님도 잠깐 말이 없어지심. 그리고 수강정정이 끝난 뒤 다음 수업. 2명 더 실종. 6명으로 시작한 팀에 나랑 처음부터 알던 친구 둘만 남음. 그래도 한 명은 남았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음.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나 다음 수업 생결이라 못 가.” 하고 사라짐. 생결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러려니 했음. 그리고 2주쯤 뒤. “나 서울에서 기차표를 못 끊어서 못 갈 것 같아.” 또 사라짐. 문제는 그때 첫 번째 공모전인 KUDAF 제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거였음. 기획은 내가 다 해놨고 촬영은 같이 도와주기로 했는데 결국 펑크. 어떻게든 혼자 만들어서 제출함. 그다음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공모전. 이번에도 공모전을 시작한 시점부터 제출까지 약 3주. 그런데 제출을 앞두고 또 참여가 어려워짐. 이유는 또 기차표. 나는 영상 편집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었지만 일단 뭐라도 내야 하니까 AI 영상 생성까지 찾아가면서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서 제출함. 그리고 세 번째는 KOSAC.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착수부터 제출까지 약 3주. 이번에는 드디어 같이 참여함. 그런데 촬영날 폰만 들고 와서 자기가 촬영하겠다고 함. 그래서 결국 내가 배우를 하기로 함. 그렇게 세 번째 영상까지 끝냄. 돌이켜보면 한 학기 동안 기획: 나 검토: 나 결재: 나 영상 제작: 나 편집: 나 교수님 피드백 요청: 나 분명 팀플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기획하고, 내가 확인하고, 내가 만들고, 내가 피드백까지 받는 1인 제작사가 되어 있었음. 그리고 중요한 건 KUDAF,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KOSAC 셋 다 공모전 착수부터 제출까지 약 3주밖에 없었다는 것. 나는 이 수업 전까지 영상 편집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었음. 그 상태에서 팀원은 계속 사라지고, 매번 3주 안에 영상을 하나씩 만들어야 했고, 결국 공모전 3개를 어떻게든 전부 제출함. 그리고 학기 말. 성적은 B+. 결과물 퀄리티가 아쉽다는 평가였음. 사실 나도 퀄리티가 좋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음. 영상 편집도 처음이었고, 제작 기간은 매번 3주 정도였고, 6명으로 시작한 팀은 사실상 혼자 굴리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 공모전 영상 세 개를 다 만들어서 제출해놨는데 마지막에 남은 평가가 “결과물 퀄리티가 아쉽다” 였다는 건 아직도 조금 허탈함. 그렇게 복학 첫 학기에 팀플을 신청해서 1인 제작사를 운영하고 B+를 받았음. 분명 시작은 6명이었는데 다들 어디로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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