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주의) 향으로 사람 기억해본 적 있어?
내가 만성 비염인이라 향을 잘 못 맡는단 말야. 근데 내가 향으로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 하나 있어. 중2 때 같은 반이었던 남자애. 내 절친이랑 친구라 나도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같이 놀러도 가고 그러는 사이였단말야. 근데 그 친구한테는 항상 특정한 향이 엄청 진하게 났었어. 그 향이 뭐랄까... 남자 스킨향? 고급 남자 스킨에서 나는 엄청 시원한 향 있잖아. 걔는 항상 그런 향이 엄청 진하게 났었어. 어느정도냐면 한여름, 그것도 사람 많은 등굣길에 다 땀 흘리면서 등교하니까 주위에 땀냄새 밖에 안 났는데 그걸 뚫고 엄청 시원한 남자 스킨향이 스쳐지나가는거야. 고개 들어보니까 걔가 지나가고 있더라고. 그정도로 엄청 강했는데 사실 내가 걔를 한동안 짝사랑했었어. 어쩌다가 짝사랑했던건지는 기억 안 나는데 하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어. 체육시간에 반 친구들이 체육복을 안 입으니까 선생님이 운동장을 돌라고 한 적이 있었어. 근데 난 체력이 엄청 약한 편이라 한바퀴도 채 돌기 전에 다리에 힘이 빠져서 그대로 넘어진거야. 못 일어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에서 누가 막 나한테 뛰어오더니 괜찮냐면서 일으켜 주려고 하더라고. 고개를 들어보니까 걔였어. 일으켜주고 나서도 걔가 날 스탠드까지 부축해줬고 그 때도 똑같이 남자 스킨 향이 났어. 이 때 좀 많이 설레긴 하더라ㅋㅋㅋㅋ 그러고 얼마 안가서 (위에서 말한) 절친이 걔를 좋아한다길래 바로 포기하긴 했지만 이 일 때문에 나는 아직도 그 향을 맡으면 저 때가 생각나서 되게 기분 좋아지더라고. 향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 실감하게 되는 거 같아. . . . 아 그리고 결말이 궁금한 사람이 있을까봐 미리 적어둠 고등학교는 둘 다 다른 학교로 가서 소식이 끊겼고 소문으로는 질 나쁜 친구들이랑 친해져서 성격이 변했다더라고(...) 마지막으로 들은 이야기가 20~21살 때였는데 중학생이랑 사귄다는 얘기 듣고 더 이상 안 듣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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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보기 전까지 너무 설렌 썰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