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로 환승한 전남친과 날 배신한 그 친구를 그만 미워하고 싶어
미워하는 마음 밑엔 부러움이 있다는 말 어떻게 생각해?? 최근 읽은 책에서 그런 내용이 나오더라구.. 청예 작가의 ‘주와 연’이라는 소설인데, 주인공이 미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계속해서 해나가면서도 그 과정에서 패배감과 회의감을 느끼고, 결국엔 자기가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돼. 특히 ‘부러워했던 대로 살아보니 좀 행복해?’라는 말이 주인공에게 던져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 문장을 읽고 되게 허탈했어. 아니, 분명 그렇게 미워해서 복수한 건데 결국엔 그 사람들을 부러워했던 거라고? 그토록 싫어했던 사람과 결국 비슷한 사람이 된다는 결말도 솔직히 별로 기분 좋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고, 읽고 나서도 뭔가 찝찝하고 불편한 마음이 계속 남았어. 근데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 이런 말이 있더라 “한 가지만큼은 전달됐으면 좋겠다. 어떤 것들은 돌아온다. 강하게 싫다고 느끼면, 그것이 당신을 떠나지 않고 곁을 지키다가 불쑥 손을 잡는다. 미움과 사랑의 뿌리를 잘 살펴야 한다. 그 뿌리에는 나의 추측을 빗나가는 엄한 것들이 붙어 있을 수도 있다. 삶은 신념에 순응하지 않고, 나 자신의 예측 불허함은 가끔 어제까지의 다짐들을 뛰어넘는다. 그러니 놓아줘야 한다. 미워하지 말고, 생각하지도 말고, 그냥 나를 스쳐 가게 두어야 한다. 강하게 바라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억지로 당기지 말고, 곁에 있으라 호통치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이걸 읽으니까 주인공의 결말이 조금 이해됐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건 단순히 “사실 네가 그 사람들을 부러워했던 거야”라는 게 아니었던 것 같아. 너무 강하게 미워하다 보면 결국 계속 그 사람을 생각하게 되고,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그 사람한테 붙잡혀버릴 수도 있다는 거지. 사실 나도 최근에 꽤 오래 만났던 전남친이 나랑 헤어진 이유가 내 친구로 환승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게 됐거든. 당연히 둘 다 엄청 미웠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싶기도 했고, 둘이 잘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빴어. 근데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내가 둘을 미워하는 마음 안에는 정확히 뭐가 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 솔직히 아직도 ‘부러움’이라고 하면 조금 거부감이 들어. 나를 배신한 둘이 부럽다고 인정하는 것 같잖아.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부러운 건 꼭 그 둘의 관계 자체는 아닐 수도 있겠더라고. 나는 상처받고 관계에서 밀려났는데, 정작 나한테 상처를 준 두 사람은 서로를 선택하고 아무렇지 않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어쩌면 나는 그게 억울했던 것 같아. 왜 나는 이렇게 힘든데 너희는 행복해? 왜 나한테 상처를 준 사람들이 오히려 내가 잃은 걸 가지고 있어? 그런 마음. 그러니까 미움 밑에 있는 부러움이라는 게 꼭 ‘너처럼 되고 싶어’라는 단순한 감정은 아닌 것 같아. 내가 잃은 것, 내가 받고 싶었던 것, 혹은 나는 갖지 못했다고 느끼는 걸 상대가 가지고 있을 때 생기는 감정에 더 가까운 것 같아. 그래서 처음에는 결말이 정말 허탈하고 불편했는데,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는 오히려 조금 공감하게 됐어. 계속 미워하는 것도 결국은 그 사람들을 계속 내 삶 안에 두는 일이니까. 누굴 미워한다는 게 참 스트레스 받는 일이긴 하잖아?? 그렇다고 걔네가 용서가 되는 건 아니야. 아직 생각하면 화도 나고, 솔직히 잘 안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근데 이제는 굳이 그 마음을 계속 키울 필요가 있을까 싶어. 언젠가는 용서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그냥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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