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커플이 술집에서 나누던 대화
나 테이블 5개 밖에 없는 이자카야에서 알바하는데 진짜 가끔 일하면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보거든? 근데 내가 일하면서 느낀 게 4050대 손님들 중에 은근히 좀 수상한 커플들이 많아. 한번은 진짜 기억에 남는 커플이 있었는데, 둘이 들어올 때부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어. 그냥 연인처럼 자연스럽게 붙어있는 정도가 아니라 계속 서로 만지고, 귓속말하고, 남자가 여자 머리도 만져주고 그러는 거야. 처음에는 그냥 ‘아 오래 만난 커플인가 보다’ 했는데, 주문받으러 갔다가 둘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거든? 여자분이 그러는 거야. “애들은?” 그러니까 남자가 “집에서 자고 있지. 오늘은 내가 재웠어.” 이러는 거임. 그래서 나는 그냥 ‘아 애 있는 부부인가 보다’했어. 근데 잠시 뒤에 남자분이 또 “근데 너네 애들은?”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여자가 “엄마가 봐주고 있어. 걱정하지 마.” 이러더라고. 순간 나 혼자 속으로 ‘어…?’ 했음. 그러고 둘이 계속 얘기하는데 “집에는 몇 시쯤 들어가?” “오늘은 늦어도 괜찮아?” “전화 오면 어떡하지?” 이런 얘기를 계속하는 거야. 그때부터 느낌이 딱 오는 거임. ‘아… 이거 둘 다 결혼한 사람들인가?’ 근데 확실한 건 아니니까 그냥 모른 척하고 일했어. 그러다 음식 가져다주려고 테이블에 갔는데 여자분 폰 화면에 카톡 알림이 딱 뜨는 거야. “여보, 애들 재웠어?” 진짜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가버렸는데, 그 여자분이 바로 화면을 뒤집더라. 그리고 남자분이랑 눈 마주치고 둘이 그냥 아무 말 없이 웃는 거임. 그때 확신함.. ‘아… 이분들 그냥 친구는 아니구나.’ 근데 더 신기한 건 그렇게 둘이 엄청 조심하면서도 한 10분 뒤에는 또 서로 손잡고 있음ㅋㅋㅋ 나는 그거 보면서 ‘아니… 그렇게 조심해야 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티를 내고 계세요…?’ 이 생각만 계속 들었음. 이자카야 알바하면서 진짜 느끼는 건데, 사람들이 술 들어가면 평소에는 숨기던 얘기들이 진짜 자연스럽게 나와. 그래서 가끔 손님들 대화 듣다 보면 내가 지금 술집에서 알바를 하는 건지, 남의 사생활 폭로를 경험하는 건지 모르겠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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