事件搞笑
텀블러 도둑인 줄
시험기간이라 중앙도서관 열람실에서 과제하고 있었음. 세 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노트북만 두드렸더니 머리가 너무 핑 돌아가서 잠시 머리도 식힐 겸 화장실 다녀오기로 함. 화장실에서 폰하느라 한 10분? 뒤에 돌아와서 의자에 앉았는데, 글이 적힌 쪽지가 하나 놓여있는 거임. 죄송합니다. 제 텀블러인 줄 알고 입대고 마셨습니다. 바로 씻어서 돌려드리겠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감. '뭐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가 내 텀블러를 썼나? 누군지도 안 써 있는데 설마 도둑인가? 그것도 아니면 신종 사이비같은 건가' 싶어서 심장 쿵쾅거린 채로 주변을 미친 듯이 둘러봤음. 근데 내 책상 위에 내가 사지도 않은 얼음 동동 띄워진 아메리카노가 멍하니 놓여있는 거임. 정작 내가 아침부터 챙겨와서 마시던 스탠리 텀블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음. 상황 파악이 안 돼서 멍하니 서 있는데, 옆자리 분이 얼굴이 붉어진 채로 조용히 다가오심. 알고 보니까 그분도 똑같은 브랜드 텀블러를 쓰고 있었는데, 잠결에 내 텀블러를 자기 건 줄 알고 홀라당 들고 가서 마셨던 거임. 나중에 텀블러 음료 양이랑 디자인 약간 다른 거 보고 경악해서, 너무 민망하고 죄송한 마음에 아메리카노 새로 사 두고 사과 메모 남긴 거였음. 내 텀블러 깨끗하게 씻어서 돌려주시는데 뭔가 오해한 게 민망해서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만 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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